친구네 부부와 가격 저렴한 패키지를 찾던중이었다.
친구가 백순이 정도가 아니라 이백순이쯤 되는지라 골프장의 수준 보다는
위치가 중요했다. 놀러가는 맘으로.
서해안이라고 하니 바다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아무 생각없이 덜컥
서산수와 태안비치 두개의 조합을 선택했던 것이 그게...
서산수 들어가는 길에는 우선 안내판이 엉망이다. 우리 부부만 그런게 아니라 친구네 부부도
중간에 헤매서 다른 길로 들어갔다가 되돌려 왔다고 한다.
기본적인 것도 안되어 있다고 툴툴대는 남편을 달래가며
골프장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레이아웃이 좋고 풍광이 좋아 기분이 확 달라진 것도 잠시
모래를 뿌려놓은 페어웨이.. 거의 사하라 사막에서 공을 친 느낌이랄까.
어디 공 놓을 곳이 있어야지. 그린 관리 하나만 정상이고 나머지는 골프장이 아니라 벙커장.
다음날 공을 칠 태안 비치는 더하면 더했지 나을게 없겠다는 심정으로 골프장으로 이동.
그런데 같은 서해안이라고 다 같은게 아니었다. 서산수에서 이동거리 50분.
이렇게 먼 두 곳을 패키지라고 묶어놓다니.
운동하고 저녁 먹고 태안을 찾아가는데 집에 가고 싶었다.
지도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내 죄가 크지만 암튼 1박 2일 패키지에 이렇게 먼 곳을 무리하게 제시한 것도 문제가 있는 듯
그래도 참아야지. 산좋고 물좋은게 있나.
숙소는 그래도 모텔급 치고는 신경을 쓴 깔끔했다.
다음날 아침 태안 비치로 향했다.
반전은 여기에.
서비스도 엉망 클럽 하우스 컴컴 아침 식사도 동네 밥집 수준.
그러나 골프 코스 아기자기 페어웨이 관리 굿 그린도 그 정도면 맘에 드는
플레이에 적합한 서산수보다 훨 나은 골프장이었다.
암튼 가격 대비 반전이었다.
겉 모습으로만 판단하면 안된다는 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날이었다.
암튼 우리의 1박 2일 여행이 그리 고급지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곳에서의 라운드는 늘 도전이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된다.
다시한번 언젠가 오기로 기약하고 돌아온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