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절경 설악 플라자 CC !
골프 입문한지 1년도 안되는 라이벌 부부가 여름 휴가 일정을 맞춰 떠났습니다. 남자끼리 직장
동료로 만나 와이프들도 친해지면서 20년째 같이 휴가를 가는 사이입니다.
속초 울산 바위 밑 콘도 숙소에서 1박을 하고 양쪽 집 딸래미들을 한화 워터피아에 들여보내
느라 아침 일찍 서둘렀지요. 매년 속초로 휴가를 다녀오는데 이렇게 술 적게 먹은 적은 처음이었
어요. 서로들 컨디션 조정하느라 술이약해졌다는 핑계를 대면서.....
10시 30분에 Tee-off.
바람도 없고 습하지도 않고 너무 더운 날씨를 우려했었는데 더위라곤 전혀 느끼질 못할 정도
의 좋은 날씨와 경관때문인지 금방 게임에 빠져들었고 아이들이 잘 노는지 한 순간도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저 멀리 기괴암석을 향해 날리는 티샷은 최고의 기분이었어요. 바위의 기운이 빨아들여서인지
전에 몇 번 필드에 갔을 때 자주 나던 슬라이스도 조금의 방향 오차도 없이 곧장 뻗어나가더라고
요. 나이스 샷을 자주 받지 못하는 실력인데 이 때는 진짜 매 홀마다 잘 맞았습니다. 이 날 따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매 홀마다 환상적인 절경 친한 사이들이지만 은근히 지니고 있는 경쟁의
식이 삼위일체가 되어 매홀 매홀 짜릿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놀랍게도 친구 부인이 제일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레슨을 꾸준히 받은 실력이 나온 것 같았습
니다. 친구인 그 남편은 평소 압도적으로 1위를 했었었는데 이 날은 3위에 그쳤답니다. 제가 2위
를 하고요. 제 부인은 예상의 등수였으나 3위와 1타 차이여서 너무 기뻐했답니다.
비거리는 작았지만 또박 또박 타법이 진가를 발휘했던 한 판이었어요.
땡빛 아래에서 18홀을 돌면 땀에 범벅이 되어 지칠법도 한데 팀 4명 모두 피곤하긴 커녕 한 번도
돌자고 이구동성이었습니다. 골프장 온천물에 사우나를 하니 온몸이 나른하고 날아갈 기분이었
습니다.
4시가 넘어서야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고 콘도에 아이들과 순위가 기대보다 안좋은 친구를 떨군
채(장보러 갈 기분이 아닐 것 같아 ㅎㅎ) 삼겹살 바베큐 파티를하기 위해 마트로 향했습니다.
7시 부터 12시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줄 곧 골프얘기였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가끔 "많이 먹
어" 한 마디 씩만 건네면서요. 술이 약하다는 사람(인간)들이 어찌나 많이 마시던지 몇 번을 더
공수해야만 했습니다. 사실 순위 안좋은 친구가 제일 몸을 사렸었거든요. 해서 술도 제일 적게 마
신 사람이 실력도 그렇다고 조롱을 더 받았답니다.
빨리 또 가고 싶어요. 환상적인 시간 보냈고 친절했던 캐디님께도 글을 통해 감사하다는 말씀 드
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