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는 친구가 회원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모임으로 자주 가던 골프장인데 올해는 행사도 많고 멤버들도 아프거나 수술받아서 두 번 밖에 못 가서 아쉽게 생각하던중 우여곡절끝에 오랜만에 가게 되었다.
선배 한 분과 나는 고정멤버인데 하나는 병이나서 빠지고 나머지 하나는 이틀전 급한 회의 있다고 못 가겠다고 하니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 부랴부랴 후배 하나 읍소해서 대타 구했는데 엎친데덮친 격이랄까 하루전 본인이 장염에 걸려서 온종일 굶고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렸지만 본인 명의 예약에 당일 대타구하기도 불가능하여 기진맥진한 가운데 새벽에 혼자 운전하여 골프장 도착하자 마자 화장실 직행. 당연히 아침은 건너뛰고 갖고 간 꿀물과 초콜릿으로 간신히 에너지 보충하면서 라운드를 끝까지 마쳤다.
아픈 가운데도 드라이버는 그런대로 잘 맞았는데 자신있던 아이언이 계속 좀 짧거나 오른쪽으로 가서 스코어는 나빠졌고 1~2m내 버디 찬스를 서너 번 맞았으나버디는 오케이가 없다는 룰에(?) 따라 계속 퍼팅실패로 파로 마무리. 조폭룰에 따른 내기로 다 땄다가 트리플 두 번으로 다 잃었다가 마지막 세 홀 파로 다시 원상회복함.
몸은 힘들었으나 캐디가 워낙 노련하고 친절하게 잘 도와 주었으며 코스관리나 그린 상태 주변 경관 모두 최상의 상태였으며 둥반자들도 이구동성으로 만족을 표하였음.
라운드후 인군 탑골가든에 가서 닭갈비구이와 약주를 시켰지만 나만 눈물을 머금고 된장찌게로 몇 술 빈 속을 달래고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 귀가하여 병원도 못 가고 침대에 뻗어 버렸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