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스카이힐에서 18홀 라운드하고
약 50분을 달려서 도착한 곳이 블루원상주이다.

골프장 바로 곁 리조트에 여장을 풀고
리조트 포치에서 밖을 내다보니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고
한가한 시골의 느낌이 얼마나 한가롭고 고즈녁했는지...!
우리 모두 탄성을 자아내고 행복해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개구리 합창 소리에
우리 모두 뿅~가고
급기야 그 소리에 맞춰 술 잔을 기울이다 보니
밤 12시!!

헐~~~
내일 아침 7시5분이 티업시간인데...ㅠ.ㅠ

아침에 일어나니 아직도 술이 덜 깬 상태라
발등에 돌덩이 올려놓은 것 처럼 몸은 무거웠다.

블루원상주는 SBS골프에서 주관하는 고교동창 골프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막상 티잉그라운드에 올라 와 보니 쉽고 평이한 홀이 하나도 없다.
티샷을 잘 보내 놓아도 방심할 수 없는 이유는
그린 앞에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두서너개의 벙커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남자티와 여자티의 거리가 상당히 멀다.

또 하나의 특징은
페어웨이가 시야에 들어오게 펼쳐진 홀보다는
계곡에서 계곡을 넘겨야 하는 홀이 많아서
남자들의 경우엔 자신감에 찬 티샷을 잘해야 만 헤저드샷나 오비를 내지 않는다.

우린 18홀 내내 기진맥진 라운드를 하면서
담부턴 적당한 음주를 하고 일찍 자고 일어나 라운드를 하자고
약속을 했지만....어찌 그것이 인력으로 될 일인가...ㅠ.ㅠ

내 편견이길 바라겠지만
이곳 역시 도우미 언니들이 무뚝뚝하다.
미안하다고 해도 대꾸가 없고
질문을 하면 아주 단답형이다.
결국엔 우리가 마인드를 바꾸어서 도우미언니를 웃겨줬다.
웃을 때도 고개를 숙이고 몰래 웃는다.

그리고 우리가 그리 많은 양의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왜 그렇게 힘들었던가를 분석한 결과
맛있는 먹거리 문화가 없는 것 아닐까?

이곳 지배인의 소개로 찾아 간 곳이지만..
허접한 버섯전골과 묵은 김치찜을 만들어서 인당 만원을 받는다면
서울에선 욕먹기 십상이다.
시골스런 인심과 텃밭에서 가꾼 푸성귀가 상에 올라오길 바라는 것은
나의 무리한 욕심일까?

결과 적으로 우리가 컨디션 조절을 못하고
힘든 라운드를 했지만
다음에 올 기회가 된다면
1박2일로 와서 술을 멀리하고 시골의 신선한 공기를 쐬면서
Course management 구상을 하면서 싱글(?) 꿈을 꿔 볼 요량이다.
정말 강추하고 싶은 골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