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 행복한 라운딩이 었네요.

동반자 필드상태 캐디 가격-.

선택할 수 없는 날씨등 자연 환경을 제외하고 위 모두를 충족시킨 드문 라운딩이었습니다.

순전히 가격때문에 일단 지르고 멤버를 구성하다 보니 2개월 연습한 두친구를 머리 올리게 된 엄청난 사태에도 불구하고 모두 시작부터 끝까지 웃으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첫홀부터 머리 올리러간 녀석이 아이언샷으로 홀컵에 넣어버리는 통에 모두들 흥분하게 된것도 있지만
파인코스의 널따란 페어웨이는 안정적인 티샷을 유도하고 좌우측의 높은 언덕은 왠만해선 오비를 날릴 수 없게 해주더군요. 머리올리러 간 친구들이 언덕맞고 다시 돌아오니 자신감이 붙어서 신나게 치더라구요. ㅎㅎ

칭구들 볼 봐주랴 공찾으랴 정신없이 후딱 후딱 홀아웃하다가
문득 임페리얼이 자랑하는 남한강은 언제 보이나? 하고 궁금해질 무렵
레이크 코스에 접어듭니다.

참고로 임페리얼을 제대로 즐기시려면 코스 설계도 그렇듯 아웃코스인 파인으로 나가서 레이크로 돌아오는 코스를 타시길 바랍니다.

레이크 1번홀. 뒤쳐진 탓에 그늘집 패스하고 카트에서 뛰어내려 드라이버 잡고 티박스에 들어선 순간!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정말 같은 골프장인가.. 의심들 정도로.. 파인코스의 편안하고 정적인 페어웨이는 온데 간데 없고 왠 성난 파도처렴 페어웨이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잠깐 드라이버를 들고 멍해집니다.
정신차려야 겠다 되뇌이며 티샷을 합니다. 한홀 한홀 지나며 문득 칭구들이 걱정됩니다. 하지만 앞가림 하느라 겨를이 없습니다. 다들 어찌어찌 오고 있네요.. 한참을 허덕이며 다리에 힘이 빠진다는 생각이 드는 그 순간!
임페리얼이 자랑하는 남한강이 펼쳐집니다.
물결 하나 없이 잔잔한 드넓은 강물. 평화로이 지나가는 카누들.
그동안의 힘겨움이 싹 사라집니다.
다시 뒤를 돌아보니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경사진 오르막과 출렁이는 필드.
그러나 아까의 두려움은 강물에 씻겨 갔나 봅니다.
첫번째 선수 오잘공! 나만 느낀것은 분명 아닌가 봅니다. 다들 샷을 회복합니다.
첫홀에서 기적을 일궜던 녀석은 칩샷을 그대로 홀컵에 떨어뜨립니다.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머리올리러 와서 두번씩이나!!

USGTF 회원 대회를 오전에 치뤄서인지 레이크 코스의 아일랜드 그린을 노리진 못했지만 정말 재밌게 쳤습니다. 정신없는 통에도 첨으로 90타를 깨는 영광도 누렸네요.

레이크 코스에서 맞은편에 보이는 중앙탑 공원의 막국수까지
순전히 싼값에 혹해 질렀고 칭구들 우겨서 직장에서 빼오는 무리에도 아깝지 않은 너무 행복한 하루를 보냈네요.
x-golf 감사해요!
아. 초보들끼리 민폐가 될까바 조마조마했는데 끝까지 예의를 지키며 훌륭한 보조를 해주신 조수진 캐디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글을 보시진 못하겠지만- ㅎ)

참고로 비행기 소리가 시끄러운데 관계자 얘기로는 F16이 떠서 유난히 시끄럽다 합니다. 가까이서 전투기 날아가는 구경하는 재미도 있더군요. 담에 가면 이건 F4소리 이건 F16소리 이렇게 구분할 수 있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