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부터 날씨예보는 아주 비관 적이었다.
7월 7일엔 장마전선이 북상하여 중부지방에 120mm의 집중호우를 뿌린 다는 것.
지난 번에도 장마때문에 일정을 취소하고
다시 잡은 날짠데...
웨스트파인과는 궁합이 안맞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7월 7일 새벽 4시10분에 기상하여 바깥을 내다 보니
가랑비가 가로등 불 빛 사이에서 일직선으로 내리고 있었다.
이 정도 비쯤이야...하면서 일행과 함께 안성으로 고고씽~!!

아침 6시 56분 첫 홀에 올라서니 오락가락한 비 사이로
풀내음들이 비릿하게 풍겨오고 운무들도 산에서 춤추고 있었다.
페어웨이가 좁은 탓에
비거리가 꽤 나가는 내서방은 오른쪽 OB~!
동반자 바깥분은 낮은 포물선을 긋는 가 싶더니 오른쪽 풀섶으로 직행!
장타를 자랑하는 동반자 홍여사는 페어웨이 가운데로 안착
나 역시 페어웨이 중앙으로 공을 날려 보내고
싱그러운 페어웨이를 걷고 있노라니 비는 그치고
우리는 약간 언듈레이션이 있는 페어웨이에서 세컨샷을 했다.

우리가 라운드하면서 깨달은 것은
웨스트파인에서 라운드를 할 땐
비거리보다는 페어웨이에 정확하게 올리는 것.

다소 착시현상이 있는 홀에선
신중한 세컨샷을 해야 한다는 것.

언듈레이션과 비가 와서 잘 구르지 않는 그린에선
평소보다 세게 굴려야 한다는 것.

웨스트파인에 처음 갔다면
캐디언니의 말은 하나님의 말과 동급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

도그렉 홀이 많은 까닭에
주변에 있는 카트도로 등의 지형지물을 잘 이용하면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는 것 등이다.

구름이 낀 날씨에 바람 한 점 없이
라운드하기에는 더이상 바랄 것이 없는 기상조건 속에서
아주 즐겁게 풀을 밟고 왔다.

게다가 버디 한 개를 잡고 핸디캡 1인 Par5 홀에서 귀중한 파를 잡아서
캐디언니에게 버디와 버금가는 파를 잡았다고 칭찬까지 듣기도 했지만
나의 플레이를 복기해 보건데...
숏게임 특히 퍼팅 숫자가 넘 많다는 것이다.

게임 시작하기 전에
캐디언니에게 헤저드나 오비까지 철저하게 기록하라고 부탁한터라
스코어카드에 둥둥 떠다니는 오리들이
전 후반 7마리~!
보기로 막을 수 있었던 홀에서 1.5미터 퍼팅을 놓쳐서 더블을 기록할 때
나의 치밀하지 못함에 대해서 얼마나 속이 상했던지...

늘 아쉬움을 가슴에 안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음 라운딩을 기약한다.
이러다 보니 구력 4년이 넘어 버렸지만
골프지진아의 전진은 계속 될 것이다.

덧붙이는 말 : 아침 6시에 도착해서 클럽하우스에서 아침식사는 했는데
동반자들은 소고기국밥을 먹고 난 서양식 식사를 했다.
아주 맛있고 든든하게 잘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