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5일 6시42분.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리나케 짐 챙기고 클럽하우스로 달려갔다. 집에서 겨우 9km. 여전히 클럽하우스 바로 앞길에는 활짝 핀 벚꽃이 환상적인 모습으로 내장객을 반겨주고 있다. 지난주 코리아CC 갈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니다.
골드CC. 코리아CC는 경험했지만 골드는 처음인지라 여기저기 정보를 얻느라 힘들었는데 몇년전까지만해도 캐디들의 불친절함과 마샬들의 플레잉타임 독촉으로 즐거운 기억이 하나도 없다는 글들만 잔뜩 보아온지라 설마 코리아와 붙어있는데 그럴까 하는 심정으로 입장한다.
미리 와서 식당에서 기다리는 친구와 우거지탕으로 아침밥을 해결하고 식당한켠의 출입문으로 나가니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카트앞으로 바로 집결이다. 우리 캐디는 은지씨. 통통하고 생글생글하고 예쁘장하고 성격 딱 좋다. 역시 카트는 옛날모델 EZ GO. 요즘 많이들 쓰는 Sanyo 같은거에 비하면 좀 좁기는 하지만 큰 불편함없이 꼬불꼬불 비탈진 경사길을 잘만 오르내린다.
첫홀은 165미터 파3. 편하게 스윙하려고 5번 우드를 잡았는데 너무 낭창한 스윙에 거리도 조금 짧고 방향도 약간 우측이다. 그린 근처에서 투온시키고 투퍼팅으로 보기 출발. 뭐 나쁘지 않다. 그다음은 좌로 굽은 도그렉 파4인데 거리가 만만치 않다. 약 360미터 될까? 나처럼 드라이버로 200미터를 겨우 치는 사람에게는 투온이 불가능한 거리다. 그렇게 그렇게 쓰리온시키고 투퍼팅하고 라운딩내내 파는 몇개 못건지고 보기보기보기보기.... 어쩌다 더블 트리플이다. 은지씨가 좀 봐줘서 스코아는 91개지만 실제로는 95를 쳤다고 봐야한다. 힘껏 쳤던 드라이버 한개가 왼쪽 오비를 넘긴적이 한번있고 마지막 파4는 양파였는데 더블로만 기록된다.^^
넓은 페어와 러프는 그 관리에 대해 아주 최상급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록새록 돋아나는 파란 잔디에 만족하는 수준이다. 다만 그린은 바둑판이 여럿 있었고 그린마다 빠른 그린과 느린 그린 라이를 볼 수 없는 그린 등으로 나뉘어지므로 그날그날의 그린 상태는 반드시 확인을 하고 퍼팅해야 한다. 평평한 그린이 있는가하면 웨스트파인처럼 울퉁불퉁한 그린도 있어서 간혹 쓰리퍼팅 포퍼팅도 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반면 코스는 코리아에 비해서 좀 더 어려운 수준이다. IP 지점이 잘 보이지 않고 의외로 거리가 길어서 파4에 투온이 아주 어렵다. 그러나 파5에 쓰리온은 거저 먹기다.^^
나름 걱정되었던 게임진행 캐디에 대한 우려는 완전 기우였음이 드러났고 오히려 18홀 내내 즐겁게 즐겁게 진행해준 은지씨한테 고맙다. 마지막으로 샤워장에서 만난 넥센 김시진 감독. 두번이나 눈을 마주쳤어도 어제는 인사 못했는데 반가웠어요...
그리고 이 모든 즐거움을 쉽게 맞이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준 엑스골프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