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스톤CC] 재미난 업다운

토요일 오후 티오프시간을 맞추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거리였다. 막힐 것을 감안해서 일찌감치 출발해야 하고 마치고나서 저녁이라도 먹고 돌아오려니 온전히 하루가 다 가버렸다.

다행히 걱정했던 비 대신에 구름만 조금 낀 날씨여서 만연한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가을햇살에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 공을 치기에 여지없이 좋은 날씨였다. 단 공이 맞지 않았을 뿐.

강원도답게 업다운이 심했다. 한참을 기어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되었고 내리막을 감안해서 티샷을 해야하는 곳이 많았다. 

그린은 빠른 곳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홀은 느린듯한 감이 있었다. 쉬워보이고 짧아보여서 가볍게 터치를 해도 쉼없이 줄줄 흘러버리는 곳이 몇군데 있었다.

라운딩에 동반한 유프로의 투덜거림이 초반부터 심해졌다. 쓰레기 골프를 치고 있다는 자책이 연신 이어졌다. 나 역시 후반들어서는 맥을 못추고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때리는 티샷은 한결같이 슬라이스를 동반하며 OB의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모든 자신감이 말끔히 사라지고 있었고 머릿속에서는 슬라이스를 방지하는 법에 대한 고민만 계속 이어졌다.

캐디서비스 우수했고 치악산 막걸리도 맛이 좋았다. 공만 잘 맞아준다면 심한 업다운은 라운딩의 재미를 한결 더해줄만한 골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