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ights." 한주를 무사히 마무리했다는 안도의 마음과 시작도 하지않은 주말이 반기고 있다는 기쁨이 나를 한없이 들뜨게 한다. 광릉포레스트CC "Friday nights" 라운딩. 친구들과 함께 하기로 한 18:59 tee-off. 다른 골프약속과는 엄연히 다르다. 이해관계가 없는 친구들과의 편한 라운딩. 광화문 사무실에서 조금 여유있게 출발해 도착까지 약 1시간. 덜 밀리는 시간이라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다. 서울 강북과 경기북부에서는 접근성도 나쁘지않다. 반가운 녀석들의 면면들을 마주하노라면 입가가 그냥 쩍 벌어진다. 새벽 라운딩은 경험들이 많겠지만 심야 라운딩은 생소한 분이 많으리라. 작년 스카이72에서 라운딩 기억을 떠올리며 점점 어두워지는 필드를 친구들과 걷고 있었다. 폭우와 잦은 비로 그린이나 페어웨이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일부 지역의 러프가 긴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양호했다. 야간 조명의 사각지역도 거의 없었으며 생각보다 볼을 찾기도 어렵지 않았다. 참고로 흰색볼보다 컬러볼 특히 오렌지색볼이 야간 조명 아래서 찾기가 더 쉬웠다. 이어지는 멋진 샷 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어우러진 기분 좋은 여름 밤의 산책이 깊어 갔다. 간간히 들리는 물소리와 머리칼을 헤짚는 바람은 가을을 연상케 했다. 어둠을 제외한다면 골프치기에 최상의 날씨였다. 그늘집에 들러서 마신 막걸리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애주가는 아니지만 걸죽하면서도 달콤한 향과 맛은 표현이 불가능할 것 같다.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라운딩이 내 생에 몇 번 있을까? 잊을 수 없는 어느 여름 "Friday nights"으로 기억될 것이다. 스코어는 여느 때와 비슷하게 나와서 모두들 불만은 없는 표정이었다. 반드시 올 여름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뭉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늦은 밤 인기척 없는 쓸쓸한 클럽하우스를 뒤로한 채 주차장으로 발길을 옮겼다.